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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무슨일이?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전말, 파기환송


대법원은 “합동범, 공모 공동정범의 성립, 주거침입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며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어 검사의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원심 판결을 파기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원심에서 이유 무죄로 판단한 부분에 대해 피고인들의 공모관계, 합동관계 등을 인정할 수 있는데도, 원심은 이에 대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파기환송’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1년 5개월 만에 다시 고등법원으로


김 씨 등은 지난해 5월 전남 신안군의 한 섬의 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에 자녀(입학예정자 포함)를 둔 학부모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는 20대 흑산초 여교사에게 술을 권해 만취에 이르자 관사로 데려가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1년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상해를 입었다. 


1심은 폐쇄회로(CC)TV와 전화통화 내역, 진술 등을 종합해 김씨에게 징역 18년을, 이모씨(35)와 박모씨(50)는 각 징역 13년과 12년을 선고됐다. 


2심은 1심의 판단을 받아들이면서도 피해자가 피고인들과 합의하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이유로 김씨에게 징역 10년을, 이씨와 박씨에게 각 징역 8년과 7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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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을 여교사’ 집단 성폭행 범 3명이 2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은 26일 전남 신안군 흑산초등학교 관사에서 여자 교사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른바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학부모들에 대한 상고심에서 2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피고인들은 지난해 5월 21일 오후 11시 10분부터 22일 새벽 사이 신안군의 한 섬마을 초등학교 관사에서 서로 공모해 여교사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학부모들이 교사를 성폭행하고 1년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혀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이들에게 각각 징역 18년, 13년, 12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원심을 파기하고 각각 징역 10년, 8년, 7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2심을 파기환송함에 따라 2심 재판부는 이들에 대한 재판을 다시 하게 됐다. 


 

2심에서 형량이 대폭 낮아져 일각에서는 처벌 수위의 적정성을 놓고 거센 비판이 일기도 했는데, 이번 대법원 파기 환송으로 이들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아질지 관심이 쏠린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3/all/20171026/86960296/2#csidx3a7e13c364d588faa86f0735b2d9a56 




섬마을 여교사/사진=MBN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 전말





최근 한 사건이 우리 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바로 섬마을에서 일어난 여교사 성폭행 사건입니다.


마을 주민 3명이 술에 취한 어린 여교사에게 범행을 저질렀는데, 이 중 2명은 다름 아닌 학부모였습니다.


외딴 섬에서 일어난 이 패륜적 범죄는 말문마저 막히게 하는데요.


심지어 범행을 사전에 모의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도서벽지 학교에 근무하는 여교사는 무려 3천 명이 넘는 상황


하지만 이들이 머무는 관사에는 그 흔한 CCTV조차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았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에선 사건의 전말과 해결방안을 함께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남의 한 섬마을.


지난 21일 새벽 2시쯤.


112에 한 통의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인터뷰> 지구대 관계자(음성변조): “여기에 그때 한 2시인가? 그쯤에 신고가 들어왔어요. 우리가 출동했는데 관사에 놔두면 안 될 거 같아서 경찰서로 데리고 왔어요.”


신고자는 이곳의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A씨.


신고 내용은 충격적이었습니다.


A씨가 학교 관사에서 학부모와 주민 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겁니다.


다음 날 아침, 뭍으로 나간 A씨는 병원에서 DNA를 채취했습니다.


이후 경찰 수사로 피의자가 모두 3명으로 확인됩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사건 전날 주말을 맞아 뭍으로 갔던 피해자 A씨는 다른 선생님들보다 하루 먼저 혼자 섬으로 들어왔습니다.


다음 날 다른 섬으로 여행을 가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곤, 배에서 내린 뒤 관사에 들어가기 전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학부모가 운영하는 횟집으로 향했습니다.


식사 도중 식당주인과 주민이 술을 권했고, A씨는 처음엔 거절했지만 거듭된 제안에 결국, 술을 마시고 맙니다.


A씨는 이 자리에서 알코올 도수가 높은 인삼주를 10잔가량 마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신의 주량보다 많은 양의 술을 마신 A씨는 결국 정신을 잃고 맙니다.


이후 A씨를 식당주인이자 학부모인 B씨가 관사로 데려줬는데요.

당시 관사는 A씨와 함께 거주하던 다른 교사들이 육지로 나가 텅 비어 있던 상황


그때부터 B 씨를 시작으로 함께 술을 마시던 주민, 그리고 또 다른 학부모까지.


3명의 남성이 차례로 관사에 들어와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지난 4일, 피의자들은 모두 구속됐는데, 3명 중 2명은 혐의를 인정하고 다른 한 명은 DNA가 검출됐음에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피의자 B 씨 (음성변조): “(그때) 술을 많이 먹었습니다. (피해자에게) 미안할 뿐입니다. 많이 죄송하고 이렇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피의자들.

하지만 이들이 범행을 사전에 모의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피의자 B 씨(음성변조): “(사전에 서로 계획을 미리 했나요?) 아니요. 그런 건 전혀 없습니다.”


<녹취> 목포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피의자들이) 사전에 모의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인정하고 있는 건가요?) 그 부분은 수사 중에 있습니다. ”


그런데 경찰 조사 도중 충격적인 사실이 하나 더 밝혀졌습니다.


구속된 피의자 중 한 명의 DNA가 9년 전 대전에서 일어난 성폭행 미제 사건의 범인 DNA와 일치한 겁니다.


여죄 정황까지 드러난 상황.


경찰은 과거 드러나지 않은 추가 범행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섬 주민들도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주민 (음성변조): “많이 놀랐죠. 이번엔 거의 초임 선생님들이 오셨어요.”


<인터뷰> 주민 (음성변조): “학부형이 하던 식당이다 보니깐 이곳에 자주 왔던 모양이에요. 전부 아는 사람들이어서 (같이 술 먹고) 그렇게 됐다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아름답기로 소문난 섬의 이미지가 이번 일로 손상되는 건 아닐까 걱정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주민 (음성변조): “(관광객들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와야 하는데 ‘(이곳에 오면) 성폭행을 당한다’ 는 그런 마음으로 오니깐 주민들의 마음은 어떻겠어요.”


일부 주민들은 몇몇 언론과 인터뷰에서 피의자들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끔찍한 범행을 막을 방법은 없었을까.


섬 지역 학교 관사들이 보안에 취약하다는 것도 문제로 거론됩니다.


<인터뷰> 주민(음성변조): “여기는 사람들이 밤에는 많이 안 움직여요. 택시 같은 경우에도 밤에는 영업을 안 해요. 손님이 없으니깐.”


야간에 인적도 드문 곳이지만, 이번 사건의 피해 여교사가 머물던 관사 역시 학교와 마을에서 1km정도 떨어진 외진 곳에 있음에도 CCTV조차 설치돼 있지 않았습니다.


창문에 설치된 쇠창살만이 유일한 보안장치였습니다.


다른 곳의 도서벽지 지역의 상황 역시 열악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녹취> 섬 근무 교사 (음성변조): "(CCTV나 이런 것은 설치 안 되어 있나요?) 관사 주변에는 없죠."


<녹취> 섬 근무 교사 (음성변조): “관사에는 CCTV가 없죠. (섬 학교 관사가) 여건은 안 좋죠. 관사 자체가 띄엄띄엄 있다 보니까 관리하기도 힘들고 그런 부분 있어요. 사실은.”


같은 교사가 겪은 일에 대해 동료 교사들도 충격이 큽니다.


<녹취> 섬 근무 교사 (음성변조): “아이들을 가르치러 간 선생님인데 지역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굉장히 황당했고 저도 이제 섬에 있으니까 주변 친구들이나 어른들에게 전화가 왔어요. 거기는 지내기 괜찮냐고. ”


교육부는 도서벽지 교사 관사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모든 도서벽지 관사에 CCTV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녹취> 김동원(교육부 학교정책실장) : "교원들의 주거 여건이 아주 열악한 상황이며, 그동안 안전 관리에 소홀해 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교육청들이 여교사의 도서벽지 배치 여부를 자제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여성 교사 비율이 75%인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녹취> 섬 근무 교사 (음성변조): “(그런 대안은) 현실감이 떨어지죠. 여교사 수가 더 많기 때문에. 초임 교사 발령을 제한한다 이러면 설득력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여교사가 아예 안 된다고 하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 같아요.”


<녹취> 섬 근무 교사 (음성변조): “이런 사건 터지니깐 ‘(섬 학교에) 여자 선생님을 안 보내겠다’ 이거는 단편적인 대안인 거고, 근본적인 대안은 섬마을 같은 곳의 관사나 시설에 대한 안전성을 확실하게 해주는 게 우선인 것 같아요.”


지난해 기준 도서벽지 공립학교는 700여 곳. 이곳에서 근무하는 여교사는 3천 명이 넘습니다.


CCTV가 예방책이 될 순 없는 만큼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사들 안전을 위한 근본적인 개선 방안 마련이 시급합니다.